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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SK 배터리 합의 가능성 멀어지나

    출처:EBN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31 09:29:37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배터리 분쟁'이 원만한 합의로의 해결 기미는 커녕 공방전을 지속하며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영업비밀 침해 관련 최종결정이 나온 뒤 양사는 합의보다는 커다란 입장 차만 확인했고 오히려 남은 법적절차에 대응하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ITC 판결 후 보상금 협상을 재개했지만 양측 금액의 간극이 커 사실상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합의에 진전은 없이 양측은 ITC 판결을 두고 각각의 입장을 내세우면서 공방전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이사회와 CEO까지 나서 강경한 입장과 엄정한 대처를 예고하면서 양측간 협의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25일 LG화학 주총에서 신학철 부회장은"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 부회장은 "지금 전 세계적인 ESG 경영 기조 가운데 경쟁 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은 기업운영에 있어서 기본을 준수하는 일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믿고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세계 기업들과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SK이노베이션도 주주총회를 통해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고 미국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경쟁사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회사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김준 대표이사를 대신해 의장으로 나선 이명영 이사는 "ITC가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면서 "남은 법적 절차를 통해 주주이익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남은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김준 총괄사장과 김종훈 이사회 의장이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열심이다.


    SK이노베이션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항소 방침을 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ITC 결정을 유예해달라는 청원을 통해 "위원회의 이번 명령은 결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포기(abandonment)로 이끌 것이고, 이 프로젝트가 창출할 수천 개의 일자리와 환경적 가치가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LG와 SK의 배터리 소송이 4월 또 한번의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관측한다. 특허권 분쟁으로 번진 ITC 예비판결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고 1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시한도 다가온다.


    재계 관계자는 "양측의 합의금 간극이 큰데다 SK측이 항소로 대응 방침을 세운만큼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내달 특허권 침해 건 등 후속 소송 결과에 따라 협상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