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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수급불안 길어질까…대형 건설사 예의주시
출처: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24 11:50:57
철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건설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파트 등 건설 현장에 쓰는 주요 자재의 가격 인상은 공사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중소업체보다 타격이 덜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철강재 수급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이 불가피해 업계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근 공급가는 지난해 4분기 톤당 68만5000원에서 올해 1분기 71만5000원을 거쳐 2분기에는 80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국내 철강기업은 영세 수요처를 보호하기 위해 철근가격 급변동을 막는 차원에서 분기별로 공급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유통업체들이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국내 공급가가 아닌 국제 철근 시세와 비슷한 가격으로 철근을 유통하면서 국내 유통가는 한때 톤당 99만원 선까지 폭등했다.
철근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자 건설현장에는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오른 가격에 더해 유통업체들이 물량을 제대로 풀지 않으면서 수급난까지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 건설사들은 심한 경우 공사가 중단되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3~4월 종합건설공사를 대상으로 수급불안에 따른 공사중단 현장 수를 조사한 결과 총 59곳에서 공사중단이나 공정지연이 발생했다. 공공현장은 30곳, 민간현장 29곳으로 평균 중단일수는 각각 22.9일, 18.5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처럼 협상력이 없는 중소업체들은 유통업체에서 후순위로 물량을 받기 때문에 가격 급등이나 수급 불안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철근 가격에 따른 영향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 건설사는 통상 국내 철강사들과 분기별로 가격 협상을 통해 거래한다. 대형사들의 경우 철근 소요가 많은데다 건설 현장 착공 계획에 따라 필요 물량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수급난을 선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본 비축량도 있고 원청과 직접 단가계약을 통해 공급받기 때문에 한시적인 철근값 급등이나 수급난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철근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한 걱정은 크다. 건설 현장이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는데다 주택시장도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건설자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활황으로 철근 판매량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국내 철근 수요는 2023년까지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철근 등 건설자재 가격이 오르면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이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10대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가격이 오르면 사업비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분양가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은 외부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간을 두고 단가계약을 맺고 있지만 1년 이상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대형 건설사라도 힘들어지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