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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 '오전 컨콜' 실험 안 먹히네…관치 영향?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7/27 16:17:34

    신한금융지주가 실험적으로 도입한 '오전 컨퍼런스 콜(컨콜)'이 뚜렷한 주가부양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중에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나, '관치산업'의 대표격인 금융업답게 금융당국 기조에 따라 하방 압력도 손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오후 2시 48분 기준 3만8300원(+0.92%)에 거래되고 있다. 분봉을 들여다보면, 컨콜 시작시간인 오전 10시 30분에는 3만8250원(+0.79%)에 거래가 체결됐지만 11시 9분에는 3만8600원(+1.71%)으로 장중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다가 오후 들어 내리며 장 초반과 비슷한 흐름 형성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8분에는 상반기 최대 순이익 달성을 알리는 공시를 했다. 신한금융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조2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했다. 이로써 상반기 순이익이 2조4438억원으로 35.4% 뛰며 2001년 그룹 창립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실적 호조세뿐 아니라 컨콜에선 투심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들이 발표됐다. 금융지주사 최초 분기배당이 대표적이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6월 말 기준 분기배당을 시작하고자 검토 중"이라며 "전년도 주당배당금을 감안해 분기별로 균등한 금액을 지급할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구체적 배당규모는 8월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자사주 매입도 코로나19가 완화되고 경제상황이 문제가 없다면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 부사장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후 자사주가 없는 상황이라 혹시라도 M&A 기회에 주식교환을 위해 자사주가 필요하면 그에 대비해서 계획을 해놓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3분기에 2bp, 4분기에 2~3bp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의 올해 목표 순이익은 4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허영택 부사장(CMO)은 "손익수준이 굉장히 안정적이라 목표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내용들이 신한금융 IR과 언론사들의 기사로 알려진 데 따라 컨콜 직후 주가는 탄력을 받는 모양새였다. 좋았던 순간도 잠깐. 오후에 금융당국이 신한금융의 분기배당이 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자본적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는 다시 내림세를 탔다. 투심이 상쇄된 것이다.


    신한금융의 오전 컨콜은 금융지주 중에선 실험적 시도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21일 오후 4시, KB금융그룹이 22일 오후 4시 컨콜을 했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이 IR 효과 극대화를 통한 주가부양의 일환으로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매 분기마다 오전 컨콜을 한다.


    실제로 오전 컨콜은 회사 주가 향방에 긍정적이라는 해외연구 결과도 있다. 뉴욕대학교 스턴 비즈니스 스쿨의 바루크 레브 교수 등 연구진에 따르면 회의가 다른 일정에 앞서 가장 먼저 열릴 때 열릴수록 활기차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늦은 오후 컨콜을 한 회사 주가는 오전 컨콜 회사 대비해 15거래일 동안 더 떨어졌다고도 분석했다.


    그러나 제조업과는 다르게 한국 금융업은 금융당국의 정책기조와 동조성이 매우 크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에도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를 권고함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배당성향을 줄였다. 올해는 실적과 배당이라는 호재에도 신한금융 주가가 효능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으로선 카카오뱅크의 상장과 우리금융지주의 첫 컨콜 등 금융사 간 투자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애가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보통은 컨콜을 장마감 후에 하고 그랬는데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오전 컨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