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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옥죈다더니 한도 푸는 은행들, 왜?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1/27 10:03:08

    지난해까지 강도 높게 대출 총량을 관리하던 은행들이 최근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거나 우대금리를 복원하는 등 영업을 재개하고 나섰다.


    올해 가계에 대출해줄 수 있는 총량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이자 부담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인위적인 영업 제한 조치를 정상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5000만원이던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지난 25일부터 '연소득 100% 범위 내'로 복원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지난해 8월 마통 한도를 1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제한한 지 5개월 만에 원상복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는 1억5000만원까지 커졌다. 연소득이 1억원일 경우 그동안은 마통을 최대 5000만원 한도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연소득의 100%인 1억원까지 받는 게 가능해졌다. 연소득이 2억원일 경우 1억5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이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증액했다. 신용대출 한도는 기존 1억5000만원에서 최대 2억5000만원으로 늘어났고 마통 한도는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증액됐다.


    하나은행과 케이뱅크가 선제적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나서자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4개 은행의 경우 마통 한도가 모두 5000만원으로 묶여 있다. 이들 은행은 "한도를 늘릴 계획이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대출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조만간 한도 복원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대출 한도 복원에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조치들도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6일부터 고정금리인 혼합형 주담대의 우대금리를 최대 0.3%p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전 4.07~5.27%였던 혼합형 금리는 3.77~5.27%로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은 또한 전세자금대출 준거금리에 신잔액 코픽스를 추가해 고객이 대출금리를 정할 때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금리와 신잔액 코픽스 적용 금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에서 새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되는 반면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서서히 반영된다. 이에 금리 상승기에는 서서히 반영되는 신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가계에 대출해줄 수 있는 총량이 지난해보다 줄었음에도 은행들이 이처럼 영업에 나선 것은 올해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DSR 40% 규제, 신용대출 한도 연소득 범위 제한 등으로 인해 '빌리고 싶어도 못 빌리는' 장치들이 이미 마련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한도 제한 등을 통해 대출을 인위적으로 제한하지 않아도 총량 관리에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간으로 관리하던 가계대출을 올해는 월별, 분기별로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