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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초격차' 팔 걷은 민·관·연…"인재 확보 총력"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7/08 08:36:22
이른바 'K-반도체'의 초격차 달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 학계가 힘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과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업계의 숙원인 '세액공제'와 '전문 인력 확대'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에 대해 반도체 인재 양성 관련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평소 반도체를 '미래산업의 쌀'이라 부르면서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최근 반도체 인재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교육부에게도 '경제부처적 DNA'를 심고 장기적으로 반도체 전문 인력 육성을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더 성장하고 도약하려면 첨단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공급해야 한다"며 "인재 양성이 가장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적극 강조하면서 정부 부처와 여당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지난 7일 국무회의에 이어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반도체 특강을 진행했다. 이 장관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표준기술인 벌크 핀펫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물로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국가전략 기술 사업화에 필요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폭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정부와 보폭을 맞췄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특별법 개정안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확대를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시설투자 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의 경우 현행 6%에서 20%로, 중견기업은 8%에서 2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30%로 확대하도록 했다.
신성장·원천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시설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의 경우 현행 3%에서 15%로, 중견기업의 경우 5%에서 20%로, 중소기업의 경우 12%에서 25%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배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우리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 등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세액공제 확대 등 과감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만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인재양성에 노력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장 차관과의 면담에서 반도체 분야 인재양성과 관련해 교육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잘 챙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당 정책위 산하 반도체산업지원특위(가칭) 출범 구상을 소개하며 "제도적으로나 입법적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제시해달라"고 했다.
매년 반도체 인력 3000명 부족…기업, '반도체 학과'로 돌파구 모색
업계와 학계도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반도체 인력 수요는 투자 확대와 공장 신·증설로 빠르게 늘었지만 전문인력 공급은 한참 더딘 탓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부족한 인력은 1년에 3000여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협회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향후 10년간 누적 부족 인력이 3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성균관대·연세대·카이스트·포스텍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하며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선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려대를 시작으로 올해 서강대, 한양대와 잇달아 반도체 계약학과 개설 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인력난 극복을 위해 우수 협력사와 취업준비생을 연결해주는 '청년 하이파이브(Hy-Five)' 7기 참가자를 모집에도 나섰다. 청년 하이파이브는 인재 채용이 필요한 우수 협력사와 반도체 업계에 관심 있는 취업준비생을 연결해주는 채용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번 7기에서는 만 34세 이하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향후 면접을 통해 100여 명을 선발한 뒤 8월부터 교육을 거쳐 인턴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턴 급여는 3개월간 600만원이 지급된다.
참가자들에게는 SK하이닉스 엔지니어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반도체 직무교육은 물론 협력사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한 성적의 인턴십 수료자에게는 정규직 전환 기회를 부여한다.
반도체 전문인력 부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학계에서도 대학 관련학과 증원을 비롯한 다각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성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전문인력 배출을 위한 인프라가 절대 부족하고 유학 후 귀국하는 인력 공급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국내외 특히 국내에서 최고 기술을 교육받은 학사·박사급 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정부와 대학, 산업체 간 유기적인 교육 생태계 조성과 협업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역할로 △정부 주도 연구과제 확대를 통해 기존 교수들을 반도체 분야 연구로 전환하도록 유도 △교육과제 확대로 기존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와 관심을 유도하며 △고가의 장비·시설 구축 예산에 집중 투자 등을 들었다.
반도체 인력 육성과 함께 교수 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도 나온다.
탁승수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본부장은 "반도체가 지난해 수출 1천280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지만, 인력은 연간 1500∼2000명 정도 부족하다"며 "계약학과 등을 통해 인력을 증원할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