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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강남불패' 대명사 대치동 아파트 거래 절벽에 호가 '뚝'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8/19 08:29:05
"같은 한티역(수인분당선) 인근이어도 출구마다 집값은 다 달라요. 현금 충분하면 대치동 노려보시는게 좋구요. 3년 전 까지만 해도 대치 집값을 2~4억원 더 쳐줬는데 지금은 2~3억원 더 싸요. 토지거래허가에 묶여서 그래요"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집값이 큰 폭의 하향 조정을 맞고 있다. 실거래 2년, 대출 불가, 자금조달 증명 등 고강도 규제가 이어진 결과다. 다만 해당지역 수요가 도곡·개포·역삼 등으로 이전되면서 상급지 주변은 여전히 집값이 뛰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
길 하나 건너면 2~3억원 차이…상급지가 되려 저렴
"이 지역은 진학하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따라 집 값이 다르거든요. 단대부속 중고등학교가 있는 길 건너 '대치아이파크'가 더 비싸야 하는게 맞는데. 지금은 이곳(도곡렉슬)보다 2~4억원 정도 오히려 싸요. 급매 나올 때 잡으시는게 좋을걸요"
11일 기자가 찾은 수인분당선 한티역은 역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동, 도곡동, 역삼동 등 3개 구역이 구분되는 곳이다. 1~4번 출구는 대치, 5~6번은 도곡, 7~8번은 역삼동이다. 토지거래구역으로 묶인 대치동,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도곡·역삼 지역 부동산 시세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날 기자가 눈여겨 본 단지는 5번출구 인근 '도곡렉슬'(2006년 준공)과 4번출구 인근 '대치아이파크'(2008년 준공)다. 매물은 '전용 59㎡'로 특정했다. 두 곳의 공통점은 준공 시점, 면적이 비슷하고 신고가 대비 하락한 금액의 매물이 늘었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상급지로 분류되는 대치아이파크 집값 낙폭이 되려 컸다는 점이다. 복수의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20억~21억원에 내놓은 '대치아이파크' 전용 59㎡ '급매' 물량이 화제였다. 같은 단지 내 동일면적 시세(호가 22억~23억원)는 물론 길 건너 단지인 '도곡렉슬' 동일 전용면적 가격(호가 22억~26억원)보다 저렴하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치아이파크는 단국대학교사범대학 부속 중학교·고등학교·소프트웨어고등학교 등 명문 남자중고등학교로의 진학이 확정되는 곳이기에 2~3년 전만 해도 도곡보다 2~4억원 더 비쌌다"라며 "당초 24억원에 내놓은 것으로 알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탓에 2년 실거주,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이 때문에 매매가 되지 않아 가격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불패 대치'는 옛 말…거래 절벽에 호가 '뚝뚝'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결과 대치동 아파트 매매 호가는 도곡, 개포, 역삼동과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대치현대아파트(59㎡)'는 18억8000만~19억원, '한보은마아파트'(76㎡)는 23억9000만~28억원 정도의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호가 하단을 놓고 비교하면 최근 6개월 사이 2억~4억원 떨어졌다.
이처럼 거래가 굳고 매물 처분이 어려워지면서 급히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다주택자들은 주택 매도 시점에서 거래자금의 일부를 매입자에게 지분거래도 늘고 있다. 15억원 이상 고가주택 대출불가, 자금조달 계획서 제출 등의 규제 요건을 매도자가 나서서 풀어주는 방식이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매 진행 단계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매수자들이 많이 늘었다"라며 "최근 청담 지역에서는 3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이 중 16억원을 매도자가 빌려주고 집을 근저당 잡는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