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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가격 휘발유 추월 2개월…디젤車 비애 언제까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8/08 08:51:47
"기름값 아끼려 경유(디젤)차 탄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이른바 '경유의 배신' 탓이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지도 약 2개월이 지나면서 경유차 운전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1일 경유 가격이 L(리터)당 1947.6원으로 휘발유 가격(1946.1)을 넘어선지 두 달 가까이 지났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돈 것은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이다.
경유 가격이 하향 안정화를 되찾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6월 중순엔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이 리터당 2073.4원으로 휘발유 가격(2073원)을 다시 앞질렀다. 7월 6일 기준 주유소 입간판에 게시된 경유 가격은 2149.5원으로 여전히 휘발유(2115.5)보다 높게 나타났다.
경유 가격은 통상 휘발유 가격보다 리터당 200원 정도씩 낮았다. 국제 석유 시장에서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유류세 기준 차이로 인해 경유보다 휘발유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하지만 국내 유류세 인하 폭이 지난해 11월 20%, 올해 5월 30%, 7월 37%로 확대되면서 두 유종 간 유류세 차이가 리터당 약 160원, 140원, 115원으로 줄었다.
◆경유價 고공행진 당분간 지속…글로벌 인플레·우크라戰 변수
지난 3월부터 국제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후 두 유종의 가격 차이가 배럴당 20~30달러로 좁혀졌다. 원/달러 환율 1250원으로 환산하면 대략 리터당 160~240원 정도다.
여기에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면서 경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류세가 비쌌던 휘발유가 훨씬 더 많이 유류세 인하 혜택을 보게 되면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환율 상승도 경유가 인상을 부추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이후 러시아 제재 영향으로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지역에서 경유 수급 불균형 문제가 대두되면서 특히 경유(디젤)차 비중이 높은 유럽지역의 경유 가격 인상폭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경유가격 강세 지속 전망에 따라 휘발유-경유 가격 역전 지속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은 경유차가 많은 유럽에서 50% 이상 수입하던 러시아산 경유 수입에 차질이 생긴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러시아-우크라 전쟁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가격 강세 현상은 국제 원유-석유제품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기침체 우려로 6일 국제유가가 급락했는데 스태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소비지수가 동반 하락하면 석유제품 가격도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상승…정유사 수익성 긍정 요인
경유차 운전자를 괴롭히는 경유가격 고공현상이 정유업계 수익성에는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질유는 정제마진을 좌우하는 제품이다. 이들 제품 가격이 좋으면 정제마진도 좋아진다. 올해 상반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줄곧 상승한 이유는 특히 경유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경유 스프레드(두바이유-경유)는 지난 1월 배럴당 15달러 수준에서 3월 30달러, 6월 63달러로 큰 폭 상승했다.
통상 정유사들의 수익성은 경유 생산수율이 휘발유보다 두배 가량 높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경유 생산은 고도화시설 중 HCR(Hydrocracker)에서 이뤄지며 통상 항공유·경유가 함께 생산되고 경유 생산을 늘리면 등유 생산이 줄어든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원유에서 여러 제품이 나오는 기본적인 수율이 있기 때문에 경유의 경제성이 높다 해도 경유 생산 비중을 대폭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며 "제품마다 기존 공급처와의 계약 물량이 있기 때문에 조정 여력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정유사들이 모두 경유 생산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들 공급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