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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억 전세대출 한 달 이자만 100만원 시대…월세화 확산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0/18 10:52:34

    전세대출 금리가 10년 만에 연 7% 돌파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을 키우는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월세 부담도 커졌지만 전세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8일 부동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전세대출 금리가 6.5%를 넘어서면서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전세자금대출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40%로 한 달 만에 0.44%포인트 상승하면서다.

    코픽스 변화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0.44%포인트씩 금리를 올렸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4.65~6.05%에서 연 5.09~6.49%로 올랐고, 우리은행은 연 5.24~6.04%에서 연 5.68~6.48%로 상승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상승할 전망이다. 최고 연 6.70% 수준인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7%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면 빚을 내 집을 산 중산층과 서민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1년간 오른 금리가 연 7%라고 했을 때 2억원만 대출을 받아도 월 이자는 116만6000원이된다. 지난해 8월 연 3% 금리로 2억원을 받았다면 월 이자액은 75만원 수준이었다.

    대출액이 커질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 같은 조건으로 5억원의 대출을 받을 경우 월 이자액은 125만원에서 291만원으로, 연간 이자 부담은 2000만원이 증가한다.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현재 가파르게 늘어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 서울 전·월세 전환율은 다시 5%에 진입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해 7월과 8월 서울 강북구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은 연이어 5%대를 기록했다. 강북구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이 5%대로 올라선 건 2015년 6월 이후 7년 만이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1년 치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환산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5%라면 3억원짜리 전셋집을 순수 월세로 바꿀 때 월 125만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 전세보다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전월세 전환율은 물론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이 최근 공개한 1월부터 9월까지의 월세 확정일자 신고 건수는 총 107만3412건이다. 통계조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월세 확정일자 신고 건수가 100만 건을 돌파한 데다 전세 확정일자 신고 건수(101만1172건)를 추월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서 월세 거래량은 11만9794건으로 7월보다 12.9%, 전년 동월 대비 26.3% 증가했다. 반면 전세 거래량(10만7796건)은 전년 동월 대비 7.5% 줄었다.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51.6%로 전년 동기(42.6%) 대비 9%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12일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가운데 추가 인상을 예고한 만큼 역전세 및 전세의 월세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임차인들은 이자 비용과 월세 비용을 비교하며 선택할 것"이라며 "표본이 크지 않아 일반화는 어렵지만 전세가격이 하향 안정되고 있어 전세 부담 상한선이 월세 비용과 유사해질 때까지 월세 전환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입자로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세 대출 이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월세 역시 지속해서 오르고 있어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그간 전세를 중심으로 형성했던 임대차 시장이 앞으로 보증부 월세 위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세입자, 특히 취약계층 주거비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월셋값은 한 달 전보다 0.12% 상승했다. 2019년 8월부터 37개월 연속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을 보면 지난 8월 126만2000원으로 2년 전(111만9000원)보다 14만3000원 상승했다. 구별로는 강남구(251만2000원)의 평균 월세가 가장 비쌌고 서초구(194만7000원), 용산구(191만1000원), 성동구(183만3000원), 광진구(155만8000원), 송파구(152만2000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