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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계, 공급망 위기 국산화로 정면 돌파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0/13 10:50:05

    산업계가 공급망 안정화 및 위기 대응을 위해 소재·원료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수입 품목과 관련해 핵심소재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국내 전환과 효율성 제고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초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 우주∙항공 소재의 국산화에 나섰다.

    인장강도 6.4㎬, 탄성율 295㎬ 이상 수준의 'H3065(T-1000급)'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한 것. 특히 이번에 개발된 H3065 탄소섬유는 강도가 철보다 14배 이상 높은 초고강도 특수 탄소섬유에 해당한다. 동급의 T-1000 탄소섬유는 보잉 등 최신 항공기 동체·부품, 인공위성을 비롯한 우주발사체 등 우주항공 및 방위 산업에 다방면으로 쓰이고 있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우주 산업 분야에서 우주발사체와 위성체 등의 개발에 필수적인 소재로 꼽힌다. 발사체의 알루미늄 등 기존 소재와 비교해 훨씬 가벼우면서도 높은 탄성과 강도를 지녀 발사체의 무게를 최대한 덜면서 높은 하중을 견디고 추진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탄소섬유를 적용한 발사체는 무게를 줄여 연료를 적게 탑재하는 만큼 탑재체의 무게를 늘릴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발사된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체를 보호하는 페이로드 페어링에 탄소복합재가 사용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탄소섬유 글로벌 시장 전망 규모는 2021년 기준 풍력발전 블레이드가 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우주∙항공 15% △스포츠∙레저 12% △자동차 7%를 차지하고 있다.

    우주∙항공 탄소섬유는 세계 탄소섬유 시장에서 수량 기준 15%의 비율로 2위에 위치하고 있으나, 금액 기준으로는 약 3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효성첨단소재는 H3065 탄소섬유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우주∙항공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원장은 "수입에 의존하던 우주∙항공∙방산∙미래 모빌리티 분야 탄소섬유 소재의 국산화가 기대되고 있다"며 "국내 우주산업 성장의 기초가 되는 재료 공급망을 확보함과 동시에 핵심기술 보유를 통해 과학기술 초강국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도체 필수 원료인 '네온(Ne' 가격 급등에 애를 먹어온 SK하이닉스도 국산화 움직임에 동참했다.

    수급 불안 리스크의 선제적 해소를 위해 협력사인 TEMC, 포스코와 손잡고 네온을 국내에서 생산할 방법을 찾았다. 네온 가스 국산화에 성공한 후, 공정 도입 비중을 40%까지 늘린 상태다. 네온은 회로기판(웨이퍼)에 패턴을 그려 넣는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물질로,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필수 소재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국산화를 통해 불안정한 국제정세에도 안정적으로 네온을 수급, 구매 비용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향후 회사 측은 2024년까지 네온 국산화 비중을 100%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국산 네온은 포스코에서 생산된 후 TEMC의 가공을 거쳐 최우선으로 SK하이닉스에 공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6월까지 식각공정에 쓰이는 크립톤(Kr)·제논(Xe) 가스를 국산화해 원자재 수급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지속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한화솔루션도 5년에 걸친 연구·개발(R&D)을 통해 국산화에 성공한 초고압 전력케이블용 반도전 소재 제조 기술을 앞세워 경쟁력을 높인 바 있다.

    초고압 전력케이블용 반도전은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소재다. 전 세계적으로 보레알리스, 다우 등 소수의 기업만 생산해왔다. 여기에 한화솔루션이 지난 2분기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EBA 반도전 소재의 상업 생산을 개시한 것이다. 연산 4만톤 규모의 EBA 생산설비를 보유한 한화솔루션은 3000톤 규모의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점유율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핵심소재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생산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주력해 소재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