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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딜레마㊦] 포항 투자 53% 늘리는데 부족하다고?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2/21 09:28:02

    시급성·당위성 부족 논란에도 지주사 본점 소재지 변경 안건 3월 주총 상정

    내년까지 5.3조원 규모 투자안 내놨지만 "이미 진행중인 내용…더 늘려야"




    포스코센터빌딩 전경.ⓒ포스코포스코센터빌딩 전경.ⓒ포스코


    포스코홀딩스가 이사회를 열고 격론 끝에 지주사 본점 소재지 이전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포항시와의 갈등도 지속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수행해야 하는 업무도 있는 이상 조직·인력까지 포항으로 이전하지 못하는 대신 해당 지역 투자를 50% 이상 늘려 지역상생에 힘쓰겠다는 것이 포스코홀딩스의 계획이나 포항시는 5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투자안 중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신규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본점 소재지 이전을 포함한 일부 정관 변경건과 사내외 이사 후보 추천건 등을 주총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 본점 소재지를 포항시로 이전하는 문제는 오는 3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이사회는 지난 16일 회의에서 본점 소재지 이전 건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20일로 미룬 바 있다.


    20일 재개된 회의에서도 해당 안건에 대해 격론이 오가면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종료 후 포스코홀딩스는 주주총회소집결의를 공시해야 하는데 오전에 개최된 것으로 알려진 이사회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주주총회소집결의 공시도 오후 5시를 앞두고 이뤄졌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상당수 이사들이 현 시점에서 본사 주소지 이전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홀딩스 체제 정착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할 때인만큼 시급성과 당위성도 다소 미흡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시급성과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이사회는 회사 경영진이 지역사회와 본점 이전 추진에 합의한 점과 주총에서 주주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 하에 해당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게 되면 포스코홀딩스 본점의 주소지는 포항으로 이전되나 200여명의 홀딩스 직원들은 해당지역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제외하고 기존과 같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센터빌딩에서 근무하게 된다.


    포스코홀딩스 본점의 소재지가 포항으로 이전되면 법인세도 강남구가 아닌 포항시에 귀속된다. 현대제철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그레이츠 판교에 실질적인 본사 기능이 모여 있으나 인천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인천공장이 본점 소재지인 만큼 인천시에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21년 1조8025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해 삼성전자(7조7335억원), SK하이닉스(3조5632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법인세를 납부했다.


    논란 속에 본점 소재지의 포항 이전을 위한 정관변경 건이 주총에 상정됐으나 포항시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포항시·포스코 상생협력TF 7차 회의에서 포스코홀딩스가 본점 소재지를 포항시로 이전하고 조직·인력은 포스코센터빌딩에 두겠다는 계획을 포항시에 전달하면서 포항시와 관련 시민단체는 본사 기능 자체가 포항시로 옮겨와야 한다며 반발했다.


    인구 50만명선이 무너지면서 지방소멸 우려가 높아졌다는 점을 지적한 포항시의회는 50년을 함께한 포스코가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생협력TF 7차 회의 직후인 지난해 12월 28일 포항시의회에서 열린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및 상생협력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본사 소재지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설치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방진길 위원은 "실질적으로 본사가 있다고 하면 본사의 모든 인력들이 와서 근무해야지 주소만 옮겨놓겠다는 것은 예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며 "미래기술연구원도 사옥을 만들고 인력이 포항으로 다 이전해야 합의 결과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항·광양에서 수행할 필요가 있는 업무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에서 수행하게 되나 업무 성격상 서울·수도권에서 수행해야 하는 업무들에 대해서까지 무리하게 지방으로 이전하라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수도권에 설치하게 되는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에 대해서도 기초·공통 연구를 담당하는 곳으로 포항 본원은 그룹 전체의 신성장 사업 및 지역 투자로 연결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분원은 본원의 기능 제고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포항시·광양시에 우선적으로 투자를 해왔던 포스코홀딩스는 광양에 대해 LNG터미널, 2차전지를 중심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포항시에 대해서는 6코크스 신설, 원료 야드화, 전구체 등 이차전지 핵심소재, 실리콘음극재 생산설비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이뤄지고 있는 포스코홀딩스의 포항시 투자는 오는 2024년까지 총 5조2000억원 규모로 이전 3년(3조4000억원)에 비해 53%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포항시는 광양시에 대한 투자가 신규투자인 반면 포항시에 대한 투자는 기존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들어 포스코홀딩스가 더 많은 신규투자를 포항시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가 밝힌 투자계획의 대부분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신규투자만 5조원 규모인 광양시에 비해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안 중에는 동해 해저에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안도 포함됐는데 이는 지진 피해를 겪었던 포항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며 "실리콘음극재 생산설비 정도가 신규투자로 볼 수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6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