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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 격변기…매물 나온 케이카, 새 주인은?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2/21 09:58:43
SK렌터카·롯데렌탈·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 후보 거론
현대차 인수 가능성↓ "한앤컴퍼니 성향상 매각 신중할 듯"
중고차 업계 1위 케이카의 새 주인 찾기에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케이카는 지난해 경기침체·고금리 등 복합위기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달성했다. 현재 매물로 나온 케이카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알짜 매물'로 통한다. 인수자로 렌터카·모빌리티 기업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케이카의 향방에 따라 중고차 업계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1773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카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케이카의 중고차 연간 판매량은 14만2759대로 전년 대비 3.3% 늘었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 전체 판매량(약 523만대)이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선방한 셈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중고차 시세는 최고치를 보였지만 매입 가격 상승 및 거래 축소로 케이카 수익성은 악화했다"라면서 "11~12월 중고차 거래 급감 고려하면 흑자 기조를 유지한 점이 고무적이며, 중고차 업황 또한 저점 구간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현대차 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 등 기업형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현재 5% 수준인 케이카의 시장 점유율은 오는 2025년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케이카의 선방으로 새 주인 찾기 또한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카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유한회사(한앤컴퍼니)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케이카 지분가치는 경영권을 포함해 약 5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SK렌터카, 롯데렌탈 등 렌터카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중고차 사업과 렌터카 사업은 시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렌터카 기업은 완성차업체로부터 차량을 구매해 렌트, 장기 리스 등으로 약 5년가량 활용한 뒤 중고차 시장에 내놓는다. 렌터카 기업이 중고차 업체를 보유하면 렌터카 매각 절차가 용이해지는 셈이다.
SK렌터카는 오는 2030년까지 보유 차량을 모두 전기차(EV)로 전환할 계획이다. 직영중고차 업체인 케이카를 인수하면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쏟아지는 매물을 관리하기 쉽다.
지난 1월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인수 가능성 또한 거론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기존 수입차 유통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브랜드 네트워크강화 △인증 중고차 확대 △역량 겸비 △사업 카테고리 확장 △신사업 진출 등 5개 핵심 사업 목표를 내걸었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리본카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케이카 인수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가 케이카를 인수하면 목표로 한 시장점유율 5% 목표치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고차 업계 반발을 고려해 중고차 시장점유율을 지난 2022년 5%, 2023년 7%, 오는 2024년 10%(국내 완성차 5개사 기준)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케이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시장점유율 5.8%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올해 시장점유율을 7%로 상정한 만큼 사실상 경쟁사인 케이카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
중소 중고차 업계의 견제도 문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이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라면서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 선언 전에도 조합은 중고차 기업들을 꾸준히 견제해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독자적으로 중고차 판매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사고팔기 및 수출이 가능한 '오토벨' 서비스를 출범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인천에 약 5400평 규모의 중고차 경매사업장 '오토벨 인천센터'를 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케이카 매각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의 투자 원칙이나 운용 방식을 고려하면 케이카를 헐값에 매각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케이카 매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