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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조정·근무유연제·노조설립…게임業 '크런치 모드' 걱정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4/11 15:38:07

    2년 전 연봉 인상→중견·소 기업 '구조조정' 잇달아

    주 69시간 근무 도입 두고 '크런치 모드' 확산 우려

    엔씨, 게임사 다섯 번째 노동조합 '우주정복' 출범




    지난 10일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지난 10일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이 출범했다.ⓒ엔씨소프트


    우리나라 게임업계 노동환경 및 노동시장이 가파르게 변화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년 전 개발자 연봉 인상 릴레이가 현재 중견·중소 게임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 도입 추진에 근로자들의 우려가 나온다. 이런 산업계 불안함에 다섯 번째 노동조합 설립도 나왔다.


    지난 2021년 IT 산업군뿐만 아니라 제조업, 유통업 등의 분야에서도 AI·빅데이터를 연계한 서비스, 생산 체계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IT 개발자들의 몸값이 치솟았다. 개발력이 근간인 게임사들은 앞다퉈 연봉 인상을 발표하고 '개발자 모시기'에 여념 했다.


    당시 넥슨이 전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을 결정했고, 뒤이어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의 대형 게임사부터 다수의 중견 게임사까지 개발자 직군을 중심으로 연봉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일부 게임사들의 경우 무리한 연봉인상을 단행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연봉을 인상한 게임사 중 후속작에 어려움을 겪은 베스파는 지난해 직원 대부분에 권고사직을 진행했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전반적인 업계 어려움에 컴투스, 라인게임즈, 엔픽셀, 네시삼십삼분, 데브시스터즈 등은 인원 감원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구조조정 외에도 게임업계 근로자들은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 도입을 우려하고 있다. 신작 출시 및 업데이트 일정을 지키기 위한 '크런치 모드(초강도 근무체제)' 확산에 대한 걱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2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한국콘텐츠진흥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지난 2018년부터 본격화된 '포괄임금제' 폐지 등의 영향으로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크런치 모드 완화된 분위기지만, 중견·중소 기업 내에서는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지난 1월 발표한 '2022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근무제 개편에 대한 우려가 드러난다. 해당 조사는 '주 69시간 근무제' 구체화 이전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를 주제로 업체 232개, 종사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결과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에 대한 종사자들의 '긍정적 응답'은 56.3%(△다소 긍정 33.1% △매우 긍정 23.2%), '부정적 응답'은 43.7%(△다소 부정 26.8% △매우 부정 16.9%)로 나타났다. 업계 근무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셈이다.


    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 위원회는 지난 6일 발표한 '포괄임금제 및 장시간 노동 관련 실태조사'를 통해 IT 111곳 중 74개 회사(88%)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포괄임금제 적용(왼쪽)과 장시간 노동 관련 실태조사 그래프.ⓒ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포괄임금제 적용(왼쪽)과 장시간 노동 관련 실태조사 그래프.ⓒ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69시간으로 상징되는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 방안은 결국 특정 기간 초장시간 노동, 즉 크런치 모드를 전 산업에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 다섯 번째 노동조합도 탄생했다.


    우리나라 게임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를 시작으로, 엑스엘게임즈, 웹젠 노조설립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지난 10일 엔씨소프트의 노동조합 '우주 정복' 설립됐다. 지난 1997년 엔씨소프트 창립이래 27년 만에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2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성장을 거듭하며 고용을 늘려왔지만, 팀 단위를 중심으로 한 조직의 유연성과 흥행사업을 전제로 해 고용의 불안성은 함께 있었다"며 "세계 경제와 산업계가 어려워지면서 이런 문제들이 구체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같은 산업계 내에서도 게임사마다 분위기가 상반된 곳이 많아 노조 확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