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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값 못내린다?…값싼 수입우유 뜨는데 가격 경쟁력은 어떡해?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7/20 17:27:51
원유값 협상 이번에도 불발 낙농가 “사룟값에 인건비 커 인상 불가피”
관세 폐지되면 반값 수입우유 더 저렴해져 국산우유 경쟁력 떨어질 듯
올해 원유값 협상이 또다시 기한을 넘긴 가운데 유업계의 가격 인상 고수 입장은 결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한계에 직면하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유(原乳) 생산자인 낙농가가 사료값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매년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 국산 우유 가격의 절반 수준인 수입우유의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낙농업계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세종시 진흥회 회의실에서 5시간 넘게 원유 가격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맺지 못하고 오는 24일 오후 2시에 다시 협상을 하기로 했다.
앞서 낙농위원회는 지난달 9일 첫 회의를 열고 원유 가격 협상에 착수했다. 당초 협상 기한은 지난 6월 30일이었지만 지난 19일로 한차례 연장됐었다. 낙농가는 지난해 불거진 국제 곡물 가격 급등 및 인건비, 전기료 등 제반 비용 상승 등을 근거로 지난해보다 큰 인상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값은 매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5년 동안 ℓ당 원유값은 926원(2018년~2020년)→947원(2021년)→999원(2022년)으로 계속 인상됐고, 올해는 1000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업계는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원유값 인상을 요구 중이다. 원유 공급가격이 오르면 유업체도 유제품 가격을 함께 올라간다. 지난해 원유값이 ℓ당 49원(5.1%) 오르자, 서울우유 1ℓ 가격이 6.6% 올랐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연이어 9.6%, 8.6% 올렸다.
원유 가격이 협상 범위 내에서 가장 작은 폭(ℓ당 69원)만 올라도 원유값은 1000원을 넘긴다. 이렇게되면 올해 마트에선 1ℓ 한 팩에 3000원대 우유가 나올 수도 있게 된다. 소비자 가격이 10% 가량 오를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을 시작으로 유제품 등의 물가가 치솟는 ‘밀크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우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8.9%로 지난 2014년 2분기 11.4%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값 인상에 시중 우유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값싼 수입산 멸균우유 소비량은 더 증폭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소비자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산 일반 우유 1ℓ 가격은 2000∼3000원 정도지만 폴란드 등지에서 수입하는 수입산 멸균우유는 1300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카페에서 라떼나 카푸치노 음료를 만들 때 수입산 멸균우유를 쓰는 곳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보관 기간이 길다는 장점도 있다.
수입산 멸균우유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입량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멸균우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1만4675t)보다 25.2% 증가한 1만8379t에 달했다. 수입액 규모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 멸균우유 수입액은 893만4526달러로 전년 동기(688만4965 달러)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2026년 1월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유제품 관세가 폐지되면 이미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 가격은 지금보다 더 내려가게 된다. 미국산 우유와 EU산 우유는 현재 각각 7.2%와 9.0%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는 단계적으로 낮아져 3년 후에는 0%가 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산 우유가 외국산으로 대체되는 추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게 우유업계의 시각이다. 인구 감소 등으로 1인당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 멸균우유의 공세가 강화되면 가뜩이나 안 좋은 우유업계 수익성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우유업계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9% 줄어든 607억원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감소율도 25.6%에 달했다. 업계 1위 서울우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1년(582억원)보다 18.7% 감소한 473억원에 머물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우유가 (국산우유 대비) 품질과 맛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가격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현재도 절반가격인데 관세 폐지 영향으로 더 떨어지면 안그래도 많은 수요는 더 많이 옮겨 붙을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약간의 부담을 감수할 수 있지만 대량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자영업자나 사업자들의 경우 비용 부담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유업계 실적 악화는 궁극적으로 낙농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유업계가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어 낙농가에서 사들이는 물량이 줄어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