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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플레이션 현실화…줄줄이 오르는 유제품 가격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8/07 08:23:12
원유값 인상폭 ℓ당 88원…10년 만에 최대폭
유제품가 이미 인상 중, 우유 물가상승률 9.3%
유통업계 “소비감소에 원가압박에 인상 불가피”
원유(原乳) 공급 가격이 10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을 앞두면서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높은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 물가상승률에 유제품 가격이 이미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상승 원유가격이 적용되는 오는 10월부터는 지금까지보다 더 큰 가격 상승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에 원가상승까지 맞물리면서다.
앞서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원유 기본 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원유 기본 가격을 ℓ당 88원 오른 리터당 1084원으로 결정했다. 이번 인상 폭은 2013년 이후 최대폭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1000㎖ 또는 900㎖ 용량의 흰 우유 가격은 10월부터 3000원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실제로 작년 1ℓ당 49원 인상 당시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주요 유업체들은 흰 우유 출고가격을 각각 6.6%, 9.6%, 8.7% 인상했다. 2600~2700원대 수준이었던 흰 우유 가격은 2800원대로 올랐다.
올해 원윳값 인상폭 자체가 지난해 두 배에 육박하는 만큼 30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흰 우유의 경우 국산 원유 사용 비중이 90% 이상이어서 가격 조정에 재고의 여지는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원유 가격 인상 당시 이를 사용하는 식음료 제품 전반의 가격도 함께 올랐다. 밀크플레이션 영향으로 일부 업체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20%가량, 과자도 10% 수준으로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폭에 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며 “인건비, 전기료 등도 덩달아 오르는 상황에 수익 손실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가격 인상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제품 가격은 이미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국가포털자료에 따르면 유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우유 물가상승률은 9.3%로 지난 2014년 8월 11.4%를 기록한 이후 약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9.0%)과 비교해도 0.3%포인트 올랐다.
분유도 물가상승률이 8.1%로 지난 2020년 10월 8.8%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아이스크림(10.7%) 물가상승률도 전달(9.4%)보다 증가했고 치즈(20.5%), 발효유(13.7%) 등 품목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가(원유값)가 오른 만큼 오는 10월부터는 유제품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상승폭 또한 크게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유업계와 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유제품 가격을 높이지 않는 유업체에 대해서는 가공유 구입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원윳값 인상이 과도한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가 직접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유업체 원유 구입비 예산은 지난해 기준으로 음용유는 190만톤, 가공유는 15만톤 생산된다는 기준으로 짜여 있다. 다만 흰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농가들의 음용유 생산이 줄어든다면 거기서 남은 예산을 가공유 지원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낙농제도 개편과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으로 유업계의 원유 구매 부담이 최대 1100억원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윳값 상승으로 인상 요인이 생겨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면 이는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돼 낙농산업이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을 일부 떠안아서 가격인상 유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회유책이 먹힐 가능성은 요원하다. 유제품 소비 감소와 물류비, 인건비 등 인상으로 원가 압박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가격 조정이 시작된 모습도 보인다.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가격은 지난 4일부터 약 8% 가량 인상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배스킨라빈스 측은 “원재료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PC에 따르면 배스킨라빈스의 싱글레귤러는 3500원에서 3900원으로 11.4% 오른다. 싱글킹은 4300원에서 4700원으로 9.3%, 파인트는 8900원에서 9800원으로 10.1% 오를 예정이다. 크기가 더 큰 패밀리는 2만4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8.3%, 하프갤런은 2만9000원에서 3만1500원으로 6.9% 오른다.
낙농가의 가격인상 결정 이후 가격 인상을 두고 눈치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이미 인상 업체가 나온 만큼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