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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대규모 신사업 자금조달 셈법 새판 짠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9/12 16:54:25
신규 추진사업 산적한 가운데 투자금 조달 구조 변화
‘리츠’ 설립 추진, 자산 소유권 보유한채 수익창출 가능
이마트 자금수혈 과부화, 스타필드하남 유상감자로 우회
신세계그룹이 신사업에 사용할 대규모 투자금 마련 방안을 두고 새판을 짠 모습이다. 단순 부동산 매각이나 자금 수혈로는 계열사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그룹은 부동산 투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알짜 계열사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는 등 내부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사업 자금 조달 방법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일련의 움직임에는 △백화점 신규 출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리뉴얼 △스타필드 완공 등 그룹 내 산적한 신규 사업에 투입될 자금을 자산 유동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한층 더 쉽게 조달하기 위한 셈법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세계그룹이 최근 부동산 투자회사인 ‘리츠(REITs)’ 설립을 결정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과거엔 대부분 단순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했지만 그만큼 기존에 보유했던 부동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향후 리츠를 통해 자산을 매각하면 소유권을 잃지 않은 상태로도 목돈 마련이 가능해진다. 고금리로 회사채 발행 등이 어려운 상황일 경우 부동산을 아예 팔아넘기는 대신, 임대 등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룹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에 ‘신세계프라퍼티 AMC’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고 있다. 국토부의 인가를 받게 되면 AMC는 신세계프라퍼티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설립된다.
신세계프라퍼티 자체적으로도 자금 조달법을 바꿨다. 그간 모회사 이마트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왔지만 이마트의 재무부담 악화에 따라 방향을 틀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의 경우 지난 10년간 이마트가 이 회사에 출자한 누적금만 1조6000억원이 넘고, 스타벅스, 이베이 등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상태다.
대신 알짜 계열사인 스타필드하남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스타필드하남의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스타필드하남은 사실상 입점 점포로부터 월세를 받는 부동산 임대업자나 다름없다. 마케팅, 인테리어, 판촉 등 매장 운영을 직접 책임지는 백화점보다 사업구조도 단순하다. 건물 내 공실만 없다면 일정 규모의 임대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단 의미다.
이 덕분에 코로나19를 거치는 와중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냈고, 수년 새 그룹 내 믿을 만한 ‘돈줄’로 자리매김했다. 향후 청라, 수원, 창원 등 타 지역의 스타필드 건립이나 동서울터미널 프로젝트 등 대규모 사업에도 든든한 자금책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달 26일에도 스타필드하남의 유상감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감자 비율은 8.23%로 보통주 126만3025주 규모로 확인됐다. 이번 유상감자로 스타필드의 자본금은 767억2900만원에서 704억1400만원으로 줄어든다.
스타필드 하남이 주주로부터 1주당 1만5835원에 사들여 총 200억원 규모의 투자금 회수가 이뤄질 방침이다. 이 중 최대주주 신세계프라퍼티 손에 들어가는 것은 약 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스타필드 하남은 신세계프라퍼티(51.0%)와 글로벌 쇼핑몰 개발사 터프먼 아시아(49.0%)가 각각 지분을 나눠가진 합작사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부동산을 팔아 당장의 현금을 쥐는 것보다, 리츠를 통해 보유 자산들의 활용 가치를 높여 추가 수익을 내는 방식이 내부 유보금 확보에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며 “그룹 계열사 자체적으로도 모회사로부터 무리한 자금 수혈을 자제하는 대신, 알짜 자회사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 현재로선 가장 현명하다고 판단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