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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대한항공, 지배구조 최상단서부터 ‘안전’ 강조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2/07 09:21:33
중대재해법 도입 직전부터 안전 중심 조직 개편
CSO 신설, 산업안전보건실·항공안전보안실 직속 기구로
2018년부터 이사회 내 안전위 설치...CSO를 위원장으로
전문적·직접적 안전 관리 체계 구축...투자 규모 매년 증가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시행된 지 2년을 맞았다. ‘안전’이 최우선인 항공 업계에는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직후 빠른 경영 정상화를 위해 수익성 회복에만 매진한 결과다. 법 시행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고에 ‘안전’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중대재해법 도입 2년을 맞아 항공 업계의 대응 현황을 파악하고 각사 별 안전 전략 등을 분석했다.
중대재해법은 항공기 정비 등의 산업현장 사고뿐 아니라 항공기 운항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2022년 1월에 도입됐다. 법 시행 이후 항공사들은 각사의 여력에 맞춰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한 곳은 업계 맏형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법 시행 이전부터 ‘안전’에 초점을 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안전보안실을 항공 안전보안실로 명칭을 변경하고, 산하의 산업안전보건팀을 산업안전보건실로 격상했다. 또 최고안전관리책임자(CSO)를 새로 신설, 산업안전보건실과 항공안전보안실을 직속 기구로 뒀다. CSO에는 부사장이 겸직토록 했다. 신설 당시에는 당시 이수근 부사장이 내정됐다.
산업안전보건실은 다시 안전보건기획팀과 안전보건점검팀으로 나눠 대한항공의 안전·보건 관련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토록했다. 법령에 따른 재해 방지 정책을 수립해 인력을 배치하고 예산을 편성함과 더불어 안전·보건 조치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지도와 감독을 한다.
항공안전보안실은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한 안전 전략계획 수립과 안전 조사 등을 수행토록 했다.
대한항공이 법 시행 이전부터 발빠른 대응이 가능했던 건 이미 예전부터 의사결정 최고 기구인 ‘이사회’에서 안전 문제가 다뤄져왔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018년부터 이사회 내 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배구조 최상단에서부터 안전을 집중 논의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 안전위원회는 유종석 CSO와 우기홍 CEO로 구성된 사내이사와 임채민 법무법인 광장 고문과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눈에 띄는 건 사내이사 유종석 CSO가 우기홍 CEO 보다 직급이 낮지만 안전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한항공이 전문가 중심의 인사를 통해 항공 안전 문제를 보다 전문적이고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유종석 부사장은 2019년부터 대한항공의 지상조업 자회사 한국공항(KAS) 대표를 지내다 지난해 1월 조원태 회장의 러브콜을 받고 대한항공으로 복귀하면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최근까지 아시아나 인수통합 기술부문 총괄 담당으로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보유한 기단 관리와 정비분야 통합을 전담해오고 있다.
안전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직접적인 관리 체계가 구축되면서 안전 관련 투자 역시 과감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항공 안전에 5조 3295억원을 썼다. 외형상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계열사 LCC 진에어의 안전 투자금의 4774억원의 10배를 넘어선다. 또한 올해는 작년 투자금 대비 10% 더 많은 5조 845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약 2조원 가량은 새 항공기 도입과 선제적 정비 부품 도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안전에 대한 ‘진심’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항공사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항공사 안전 및 상품 평가 홈페이지인 에어라인레이팅스닷컴은 전 세계 25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가장 안전한 항공사 순위를 매년 발표한다. 1위는 뉴질랜드의 유일한 메이저 항공사 ‘에어뉴질랜드’가 선정됐으며, 대한항공은 12위를 기록했다.
물론 이같은 노력에도 사고는 있었다. 최근 일본 삿포로 공항서 접촉사고가 대표적이다. 또 보잉 737-900ER 항공기와 에어버스 A330의 잦은 사고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두 기종에 대해 바로 특별 점검에 나섰다. 이 중 A330 기재 30대 중 6대를 먼저 퇴역시키는 한편,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안전관리시스템과 안전운항체계에 대해서도 점검을 받았다.
대대적인 안전 투자를 앞세워 기재 현대화와 대규모 엔진 정비 능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천 영종도에 1만5000평 규모의 신규 엔진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완공이 되면 현재 엔진 정비 능력의 2.5배에 이르는 연간 300대의 엔진 자체 정비 능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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