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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조건’ 사라지자 은행원 짐 안싼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1/18 10:21:59
농협·신한·국민, ‘희망퇴직자’ 전년보다 감소
‘돈잔치’ 비판에 파격적인 조건 축소 영향
인력재편 속도 못내…은행 고민 커질듯
정부와 당국의 ‘돈잔치’ 비판에 은행권이 희망퇴직 조건을 축소하면서 은행을 떠나는 직원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인력구조 재편 속도가 더뎌지면서 은행들의 고민이 한층 커질 것으로 바라봤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시중은행 5곳(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에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인원은 작년보다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희망퇴직자 규모를 확정지은 국민, 농협, 신한은행의 경우 모두 전년 동기보다 그 수가 줄었다.
5대 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농협은행은 작년(493명)보다 121명(24.5%) 줄어든 총 372명이 떠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388명에서 올해 초 234명으로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오는 19일자로 총 674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713명이던 지난해와 비교해 39명(5.5%) 줄었다.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선정을 마무리하는 우리, 하나은행의 경우도 전년보다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올해 희망퇴직자 수가 급감한 것은 역대급으로 제시하던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은행들은 유리한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해 인력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일반적으로 희망퇴직은 경영여건이 악화될 때 시행되지만 은행권만은 예외였다.
실적이 좋아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 여력이 있고 지금이 인력 효율화를 꾀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이었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시중은행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3억6000만원에 달한다. 근속 연수에 따른 법정 퇴직금(평균 1억8000만원) 등을 합치면 총퇴직금은 5억~6억원에 달했다.
한 번에 큰 목돈을 받을 수 있어 임금피크제가 다가오는 고연령 은행원들은 물론 40대 젊은 행원까지 자발적 퇴사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들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반면, 은행원의 거액의 퇴직금을 주며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은행들은 올해 퇴직금규모를 잇달아 줄였다.
농협은행의 경우 1년 전만해도 희망퇴직금으로 최대 39개월치의 임금이 지급됐지만, 이번에 20개월치로 줄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23~35개월 치 급여를 일시에 특별 퇴직금으로 지급한 것과 달리, 올해는 18~31개월 치로 4~5개월분 줄였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8월 희망퇴직때 보다 최대 6개월치나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조건이 작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에 신청자 수 자체가 줄었다”며 “두둑한 특별퇴직금도 없어진 마당에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갈 이들이 없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 은행권의 희망퇴직금 수준이 예전만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자장사’ 논란으로 상생금융 압박을 받고 있고, 이미 한번 삭감된 퇴직금 수준을 다시 높이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에 향후 각 은행들의 인력 효율화 문제는 경영상 큰 고민거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격 조건의 퇴직금 유인이 사라지면서 각 은행들이 인력재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비대면, 디지털금융 전환은 빠르게 이뤄져야하는데, 수요가 높은 개발자, IT인력 채용 등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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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시중은행에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인원은 작년보다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은 시중은행 ATM기. [출처=연합]](https://cdnimage.ebn.co.kr/news/AKR1202401181019269154/news-p.v1.20240118.a9898696546d4c32b471403e051bf93a_P1.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