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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확전 우려…산업계 긴장 속 ‘예의주시’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4/16 10:34:49
정유업계, 원유 가격 상승에 수요 위축 시 영향
석유화학, 나프타 가격 변화로 이어질까 ‘촉각’
정부 에너지·수출 등 영향 긴급 점검
국내 산업계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중동 확전 우려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자칫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국제유가까지 크게 오를 경우,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상황을 다시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도 종합상황실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 점검을 이행 중이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유·석유화학·전자·반도체·자동차 등 각 업계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인한 수요 위축·수출·현지 판매 등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 분쟁 확전 시 당장은 아니지만, 산업계 전반에 고환율·고유가 등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만큼 이번 충돌의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 유가는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유 등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영향권 아래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 흐름은 장기적 관점에선 석유 수요를 위축시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중동 확전으로 인해 국내 수출 기업의 물류·운송 길이 막히면서 공급망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기침체와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유가 변동이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모니터링 하고 있다.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정세가 예상보다 불안정해지며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과거 주요 산유국의 정세 불안과 유가 흐름을 살펴보면, 실질적인 공급 차질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 유가는 상승을 되돌리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불안은 예단하기 어렵고 최근 원유 수급 여건이 더욱 타이트해진 만큼, 유가 상방 압력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반도체·전자업계는 이스라엘에 위치한 인텔의 ‘팹(생산시설)28’을 주시하고 있다. 인텔은 이스라엘에 반도체 팹을 두고 있고 이곳에 대규모 신규 투자도 진행중인 만큼, 중동전으로 확전될 경우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D램 공급량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인텔이 세계 CPU 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기업들 역시 이스라엘 텔아비브 지역에 연구개발(R&D)센터, 판매지점 등을 두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업계 역시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현지 공장이나 연구시설 등 거점이 없어 직접적 피해는 없지만,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질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운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운항 차질이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호르무즈 해협 관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업계는 사태 확산에 따른 유가 상승과 해운 운임 증가에 따른 악영향이 뒷따를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이란-이스라엘 사태 관련 최남호 산업부 2차관 주재 유관기관 긴급 회의를 소집·점검했으며 이어 15일 이란의 이스라엘 무력공격 사태를 포함한 4월 수출상황 점검을 위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수출품목담당관·제5차 수출 비상대책반 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경성 1차관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대중동 수출 비중이 3%로 크지 않지만, 유가와 물류비 상승을 통해서 우리 수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면밀한 상황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우리 물품의 선적·인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이번 사태가 홍해사태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물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코트라, 무역보험공사, 무역협회 등과 함께 구성한 민관합동 ‘수출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별 비상계획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상황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수출 바우처 물류비 추가 확대, 중소기업 전용 선복 추가 지원, 피해 발생 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특별지원 등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치솟는 환율에 물류비, 유가 등의 비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도 심화할 수 있다“며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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