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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 40여일만에…한미약품 오너家 분쟁 다시 터졌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5/15 09:27:51
母 송영숙 회장, 결국 지주사 공동대표서 해임
이사회 거쳐 차남 임종훈 사장 단독 체제 전환
인사 견해차로 허공의 메아리 된 ‘가족간 화합’
형제경영 막 올라…사업·조직 개편 속도 낼 듯
상속세 문제 여전…국세청과 합의로 납부 연기
끝난 줄 알았던 한미약품그룹의 오너가(家) 갈등이 다시 터졌다. 화해하자던 형제들이 회장인 어머니를 지주사 공동대표에서 해임하면서 가족 간 분쟁도 재점화하게 됐다.
차남 임종훈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되면서 형제 측이 추진해온 투자 유치에는 속도가 붙을 수 있겠지만, 가족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상속세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송영숙 회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임종훈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단 오는 2026년 3월29일 임기 만료인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해임하려면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 과반수가 출석한 뒤 출석 이사의 과반수가 동의해야 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송영숙 회장(사내이사),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와 신임 이사진 임종훈 대표이사, 임종윤 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안을 놓고 이를 추진한 송 회장 및 장녀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이를 반대한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인 끝에 형제 측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하며 경영권을 거머쥐었다.
경영권 분쟁 후 지난달 4일 열린 이사회에서 ‘가족 간 화합’을 강조하며 모자 공동대표를 선언했지만 결국 40일여만에 임종훈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된 것이다.
공동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40일만에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이 이뤄진 건 임종훈 대표와 송 회장이 임원 인사를 두고 견해차를 보이며 후속 인사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공동대표 체제에서는 주요 결정을 할 때 공동대표 모두의 의사가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워지면 외부 투자유치 등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해임에 반대했던 장남도 결국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공동대표 체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결국 예상대로 흘러갔다.
향후 한미약품그룹은 형제 측이 추진해 온 해외 사모펀드 등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갈등이 표면화된 이상 계열사 이사진 등에 대한 형제 측의 물갈이 인사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다음달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선 장남 임종윤 등 4명이 신규 이사로 들어가면서 현 대표 교체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상속세 해결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창업주 가족에게는 약 54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는데, 현재 남아있는 상속세는 2644억원 정도다. 700억원 규모의 3차 납부 기한이 지난 3월이었다. 오너 가족은 국세청과 합의해 이달까지 납부를 미룬 상태다.
상속세 납부 기한은 올해 말까지 최장 6개월 연장할 수 있지만, 납부기한을 연장하려면 일가족의 동의가 필요하다. 업계에선 가족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동의를 얻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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