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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코올 해독에 당분 필요한데”…‘제로 칼로리’ 숙취해소제, 반쪽짜리 논란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5/22 09:04:47

    큐원 ‘상쾌환 부스터 제로’, 설탕 빼고 알룰로스 더했는데

    숙취해소 효능 의문…“과음 했다면 당분·수분 보충해야”

    알룰로스, EU 등선 사용 승인 보류…FDA는 부작용 경고



    삼양사 큐원의 상쾌한 부스터 제로[제공=삼양사]

    삼양사 큐원의 상쾌한 부스터 제로[제공=삼양사]

    숙취해소제도 설탕을 빼 칼로리를 대폭 줄인 ‘제로(0)’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효능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당분은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성분이 빠지면 숙취해소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식품 브랜드 큐원을 통해 ‘상쾌환 부스터 제로’을 선보이고 있다. ‘상쾌환 부스터 제로’는 숙취해소제 ‘상쾌환’의 제로 버전으로, 설탕은 빼고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첨가해 칼로리 부담이 없다는 게 삼양사의 설명이다.


    그런데 ‘상쾌환 부스터 제로’가 당분을 함유하지 않아 숙취해소 효능이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쾌환 부스터 제로’는 시중의 숙취해소제에 포함된 밀크씨슬에 있는 실리마린, 헛개나무의 핵심 성분인 글루타치온 등의 성분에서 당분만 뺐다.


    숙취 원인은 알코올의 독성, 흡수장애에 의한 혈당,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 결핍으로 알려져 있다. 과음을 할 경우 몸속의 혈당이 일시적으로 떨어진다.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NADH라는 조효소가 대량 생겨 포도당의 합성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혈당이 떨어지면 뇌에 공급할 포도당이 부족해지면서 어지럼증, 구토,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이에 신체는 포도당 공급을 필요하게 된다. 예로부터 꿀물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속설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이야기인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숙취 해소를 위해 배음료를 찾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숙취해소제 시장에서는 ‘비싼 설탕물’이라는 비판에도 당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숙취해소제 제조업체 모두 당분이 숙취해소에 필요한 성분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상쾌환 부스터 제로의 성분명.[사진=김태준 기자]

    상쾌환 부스터 제로의 성분명.[사진=김태준 기자]

    하지만 큐원은 ‘상쾌환 부스터 제로’에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첨가해 칼로리 부담이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제시한다. 식음료 시장에서 불고 있는 제로 열풍을 숙취해소제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삼양사가 집중하고 있는 알룰로스에 대한 논란도 문제다. 알룰로스는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식품 사용이 허가됐지만, 유럽(EU), 캐나다 등 일부 국가는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사용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알룰로스 사용을 허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과다 섭취에 대한 부작용을 경고한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숙취해소제의 구체적인 숙취해소 능력을 요구하고 있어 ‘상쾌환 부스터 제로’의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숙취해소 효능을 증명하지 못하면 내년부터 ‘숙취해소’ 문구를 표시·광고할 수 없다.


    충남 지역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A 약사는 “숙취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긴 아세트알데히드가 원인이지만, 단 시간에 숙취를 해소하는 방법은 없다”라면서 “과음을 했다면 충분한 당분과 수분이 보충해야 하며, 이중 하나가 부족할 경우 숙취 해소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쾌환 부스터 제로’를 생산해 판매하는 삼양사는 숙취해소제에 당분이 없어도 동일한 숙취해소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숙취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성분은 당분을 포함해 다양하다”라면서 “오랜 기간 숙취해소 효능을 개발해 온 결과 글루타치온 효모추출물을 통해 기존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숙취해소 효능을 낼 수 있다”라고 했다.


    식약처가 요구하는 인체적용시험에 대해선 “상쾌환은 출시 전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으며, 식약처에서 나온 가이드에 맞춰 지난해부터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라면서 “해당 임상은 올해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