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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경쟁’ 삼성이 주도…이재용, 獨자이스 찾은 이유는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4/29 10:54:49
이재용 회장, 독일 ZEISS 본사서 칼 람프레히트 CEO 등 미팅
EUV·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협업…‘시스템 반도체’ 비전 가속화
“AI 반도체 시장 선점·미래 먹거리 확보 총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 출장길에서 독일 광학기업 자이스(ZEISS)를 방문,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논의한 배경에 재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출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메모리반도체 사업 관련 초격차 전략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파운드리 업계 초미세공정(3나노 이하) 시장 내 기술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 본사에서 람프레히트 CEO와 만나 파운드리·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중장기 협력을 공고히 했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반도체 EUV 노광장비 분야 세계 1위, 이른바 ‘수퍼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에 들어가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개 이상이다.
전세계에서 ASML만이 제작 가능한 EUV노광장비는 7나노미터(㎚,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과 14나노 이하 메모리반도체 차세대 공정에 없어선 안되는 핵심 장비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으며,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과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성능 개선, 공정 최적화·수율 향상 등 전반적인 사업 역량 향상을 꾀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말 ASML의 차세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하이 뉴메리컬애퍼처(High-NA) 극자외선’에 대한 기술적 우선권을 보유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자이스와의 원활한 연계가 중요한 시점일 수 있다.
자이스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EUV 장비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도체 핵심 장비의 글로벌 공급망까지 직접 챙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이스의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R&D(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한다.
자이스와 삼성전자의 경우 직접적 거래 관계에 놓인 것은 아니지만, 이 회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선점 의지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 2월 UAE·동남아 출장 이후 독일을 찾은 것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선두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메시지”라며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격화 속에서 기술 초격차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이재용 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핵심 사업을 키우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은 최근 AI 반도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뉴삼성’ 기틀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피터 베닝크 ASML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잇따라 회동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접점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와 궤를 함께한다.
이 회장은 자이스가 위치한 독일 뿐만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를 방문해 유럽 기업인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장은 10여일 간의 유럽 출장 일정을 마치고 다음 주말께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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