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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묵히면 2배’ 내세운 개인용 국채 흥행 부진…“시장 안착 갈 길 멀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6/20 09:34:48
10년물로 집중 20년물 미달…총 4261억 모여
이자 대신 가산금리 적용되며 중도환매 어려워
미래에셋증권 “수익성 적지만 신규고객 유입”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한 ‘저축성 국채’인 개인 투자용 국채가 올해 처음 도입된 가운데 첫 청약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응이 나온다.
전체 발행한도 2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긴 했으나 투자자들이 10년물로 집중되며 20년물은 예정했던 발행 규모를 채우지 못한 탓이다.
19일 단독 판매 대행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개인 투자용 국채 청약 신청에는 총 4261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나흘간 10년물에는 3493억원이 모이며 경쟁률 3.49대 1을 기록했지만 20년물은 경쟁률 0.76대 1로 발행 예정 규모에 미달했다.
정부는 20년물 초기 발행물량 1000억원에서 미달한 금액 약 231억원을 10년물로 전환, 이에 따른 최종 청약 경쟁률은 10년물 2.83대 1, 20년물 1대 1이다.
첫 발행이었던 이번 청약에서는 10년물 1231억70만원, 20년물 768억9930만원 등 총 2000억원어치가 발행된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총 1조원의 개인 투자용 채권을 발행할 계획으로 7월부터는 10년물과 20년물 발행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처음 도입된 개인용 국채…실상은 채권 장점 쏙 빠져
그간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국채 투자는 지난해 4월 국채법 개정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도입됐다. 실제 작년 말 기준 국채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전체 1.5%에 불과했다.
개인용 국채는 원금이 보장되며 만기까지 보유할 시 표면금리와 가산금리에 연 복리를 적용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이자소득 분리과세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출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청약경쟁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투자자들의 반응을 크게 끌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물은 물론이고 10년물 역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10년, 20년 장기투자 상품으로 안정성이 가장 큰 특징이긴 하지만 중도환매 시 대부분의 혜택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20년물의 인기가 10년물 대비 낮았다.
통상 표면금리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는 여타 다른 장기채권 상품들과는 달리 이 상품은 이자가 가산금리(10년물 0.15%, 20년물 0.30%)로 적용돼 복리로 쌓인다.
즉, 만기에 더 큰 수익을 보장하는 ‘저축성 국채’로 중도 환매 시 표면금리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20년물의 경우 만기 부담이 클 수 있다.
더욱이 만기를 모두 채운다 해도 받을 수 있는 세후 수익률이 10년물 37%, 20년물 91%로 그 기간 화폐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그리 큰 수익률이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중도환매 시 손해가 커 채권투자의 고유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중도환매를 통한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이다.
미 국채 대비 20년물 적용금리 1% 이상 벌어져…‘자본차익’도 기대 못 해
하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역시나 경쟁상품 대비 낮은 이자다. 다른 투자 상품과 비교할 것 없이 미국국채와 단순 비교만 해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날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과 20년물의 적용금리는 각각 4.219%, 4.465%다. 개인용 국채 10년물 3.540%, 20년물 3.425%와 비교하면 20년물의 경우 1% 이상 벌어진다.
심지어 미 국채의 경우 표면금리에 따른 이자도 지급하며 금리 인하 시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내년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국채 투자를 한다면 미 국채가 훨씬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게 투자업계의 중론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연금이나 ISA 계좌에서 미국 30년 국채 ETF 등에 투자하면 과세 이연 및 절세 효과가 있어서 개인 투자용 국채에서 주장하는 과세 혜택 역시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며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상품은 금융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 가입할 법한 상품”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이번이 첫 번째 청약 모집이었던 만큼 섣불리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이 첫 번째 판매였던 만큼 이번 결과를 두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본다”며 “판매사가 미래에셋증권으로 한정됐다는 점도 어느 정도 흥행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공개입찰을 통해 판매 대행 기관으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의 계약 기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추가로 판매기관을 선정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는 만큼 11월까지 추가로 판매사가 선정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개인용 국채 판매 대행으로 회사 수익성 자체는 크지 않지만 청약을 위해 계좌계설이 필요한 만큼 신규고객 유입 효과가 있었다”며 “특히 장기 상품 가입을 통해 장기고객 유입이 가능하다는 점과 첫 개인용 국채 판매사라는 상징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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