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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대신 은행PB”...상속 시장 주목하는 은행권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5/30 09:00:52
시중은행에 이어 국책은행까지 상속 시장 진출
“향후 상속 신탁 시장 수요가 폭발적 증가 전망”
“6070 인구 급증에 고령층 자산 비중 빠르게 늘어”
국내 인구 고령화가 빨라 지면서 은행권이 상속 신탁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 국면에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곧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 상속 신탁 관련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은행들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상속 신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신한 신탁라운지’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라운지에서는 전문 직원이 △유언대용신탁 △부동산 및 금전증여신탁 △기부신탁 △장애인신탁 △후견신탁 △상조신탁 등 신탁상품들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법률·세무·부동산 전문가들과 함께 종합자산관리 컨설팅까지 제공한다.
특히 신한은행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최근 커지고 있는 상속·증여와 관련된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신한 신탁라운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유언대용신탁, 증여신탁 등을 중점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유언대용신탁은 금융기관이 위탁자와 신탁계약을 맺고 생전에는 본인을 수익자로 정해 수익을 수취하고 사망 시 계약 내용대로 수익자(상속인)에게 신탁재산을 안정적으로 이전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유언을 대체할 수 있고 상속 방식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달 종합재산신탁 및 유언대용신탁을 전산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기존 유언대용신탁 관련 시스템 보완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취지다.
시중은행 중 유언대용신탁 시장을 선점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2010년 금융권 최초로 유언대용신탁 자체 브랜드인 ‘하나 리빙 트러스트’를 선보였다.
이후 리빙 트러스트센터를 독립 부서로 운영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하나 시니어 라운지’를 열고 자산관리, 증여, 상속, 기부, 연금 등에 대한 컨설팅과 실행이 가능한 ‘유산정리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은 △KB위대한유산신탁 △KB위대한기부신탁 등을, 우리은행은 △우리내리사랑 유언대용신탁·△우리내리사랑 부동산신탁을, 농협은행은 △NH All100플랜 사랑남김 플러스신탁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까지 상속 신탁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상속자산에 대한 1대 1 맞춤설계가 가능한 상속설계 신상품 ’IBK 내뜻대로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했다.
은행권이 상속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고, 고도화하는 배경으로는 고령인구 급증과 활성화되지 않은 상속 신탁 시장이 꼽힌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신탁 시장 수탁고 규모는 지난해 기준 1311조원으로 5년 전인 2018년 대비 50.1% 증가했다.
그러나 수탁고의 대부분이 주가연계증권(ELS) 및 퇴직연금 등 금융상품 판매 중심의 특정금전신탁(44.8%)과 부동산신탁(36.9%) 등에 집중돼 있다.
그간 상속 신탁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요인으로는 △과거 낮은 고령화 단계 △부동산 중심 가계자산 구성 △규제로 인한 상품 개발·운용 한계 등이 꼽힌다.
이렇듯 향후 상속 신탁 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고령층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2017년 32.2%였던 60세 이상의 가구 순자산 비중은 2022년 37.7%로 증가한 반면, 39세 이하는 14.7%에서 13.1%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언대용신탁 누적 신탁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유언대용신탁 누적 신탁액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3000억원 대비 약 1조원(43%) 늘었다.
연구소는 “현재 국내에서는 상속신탁에 대한 인식이 유언대용신탁 위주로 형성돼 있으나, 최근 은행에서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상품·서비스 확충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최소 가입금액이 5000만원~10억원 등으로 다소 높게 형성돼 있지만, 향후 상속 신탁 문화가 대중화될 경우 보급형 상품 출시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영업 대비 수익성이 우수한 고액 자산가를 위주로 상품·서비스를 개발, 전문인력을 보강해 상속 신탁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중 부유층까지 고객층을 확대하고 규제 변화에 대비해 비금융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강화 및 디지털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으로 미래 상속 신탁 시장 성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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