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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통제 위헌·위법”…비상계엄 1년, 고개 숙이고 울먹인 경찰

    출처:news.kbs.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5/12/01 11:17:59

    12월 3일 밤 10시 27분,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국회 앞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계엄을 해제시켜야 하는 국회의원들, 평온한 일상이 무너진 시민들은 모두 국회로 몰려들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뒤흔들렸던 그날, 국회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하지만 그날, 그곳에서 '사회질서 유지와 헌법 수호'의 책임자를 자임하는 '경찰'은 시민들의 반대편에 서 있었습니다.

    경찰은 비상계엄이 진행된 6시간여 동안 조직적으로 국회를 통제했고, 계엄을 해제하려 했던 국회의원들의 출입도 막았습니다.

    또 무장한 경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를 장악해 계엄군의 전산 자료 탈취 시도를 돕기도 했습니다.

    계엄이 선포된 뒤 국회와 선관위 등에 투입된 경찰 병력은 최소 3천7백여 명에 달합니다.

    실패로 끝난 비상계엄. 하지만, 그날 시민의 편이 아닌 계엄의 편에 섰던 경찰의 선택은 조직에 큰 상처를 남겼고, 자기반성과 책임자들에 대한 단죄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 경찰, "위헌적 계엄에 경찰 동원"…대국민 사과비상계엄 1년을 이틀 앞둔 오늘(1일), 전국 경찰 지휘부가 모두 모인 화상 회의에서 다시 한번 비상계엄 당일 경찰의 선택을 반성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당시 일부 지휘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민의 자유와 사회 질서를 지켜야 하는 경찰이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동원돼 국민께 큰 실망과 상처를 드렸다"며 "묵묵히 국민 곁을 지켜온 현장 경찰관들의 명예와 자긍심이 훼손됐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이번 사과는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이뤄진 사실상의 첫 대국민 공식 사과입니다.

    그렇다면 그날, '잘못된 판단'을 했던 당시 경찰 지휘부들은 지금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을까요?

    ■ 반성 없는 윤석열 전 대통령 … 울먹인 경찰 지휘부

    비상계엄 당일 경찰의 선택과 행동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기록 중 하나는 '서울경찰청 지휘망 녹취록'입니다.

    녹취록에는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허용하고, 국회의원 진입은 '조직적'으로 막으려 했던 경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김봉식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러한 결정의 최고 책임자였습니다.

    김 전 청장은 지난달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도 여전히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청장을 상대로 직접 신문에 나서 "경찰 300명으로 국회를 봉쇄하고 통제한다는 건 한마디로 코미디 같은 이야기 아니냐?"며 국회 봉쇄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은 "당시 국회를 통제하라고 했던 자신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며, "현장에 출동했던 직원들은 자신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