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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 ‘거믄쉐’…제주흑우 어디로?

    출처:news.kbs.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5/12/01 11:21:26

    ■ 왕실에 올리던 '거믄쉐'…제주흑우의 귀한 역사

    제주흑우는 검은 털을 지닌 제주 고유의 품종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에 '제주흑우는 고기 맛이 우수해 고려시대 이래 삼명일에 제향, 진상품으로 공출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제주도 주민들은 제주흑우 '거믄쉐'를 '섬이 품은 검은 보석'이라고 부르며 특별히 대했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제가 제주흑우를 자국 기준에 맞춰 '한우'로 강제 통합했습니다.

    오랜 세월 이어졌던 흑우라는 이름 자체가 사라졌고, 제주 고유 품종이라는 정체성도 흐릿해졌습니다.

    제주흑우가 다시 역사적 정체성을 되찾은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제주흑우만의 독자적 특성이 과학적으로 규명되면서, 비로소 제주가 가진 고유 품종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확인된 겁니다.

    ■ 대량 증식·산업화 이끈 '제주흑우연구센터'…올해 말 운영 중단

    2015년 설립된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제주흑우의 부활과 산업화를 이끈 핵심 기관입니다. 센터는 지난 10년 동안 제주흑우 복원·확산에 필요한 기초 연구와 산업 기반 조성을 담당해 왔습니다.

    센터는 우수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씨수소와 씨암소 복제에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제주흑우 복원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전 개체의 유전체를 분석해 통해 제주흑우가 고유 품종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고, 대량 증식 기술과 사양(사육)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 성과로 제주흑우 사육 두수는 2006년 300여 마리에서 현재 1,800여 마리로 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제주흑우 산업의 '지휘 본부' 역할을 수행해 온 연구센터가 올해 말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10년간 이어진 약 200억 원의 국비와 지방비 예산 지원이 올해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회 예결위에 제주흑우 관련 예산 8억 원이 올라갔지만,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최종 반영 여부도 불투명합니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연구 인력 30여 명이 일자리를 잃고, 센터가 보유한 연구 장비와 시설도 상당수가 처분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10년간 축적된 연구 기반이 사실상 소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