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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종묘 앞 개발, 공동 영향평가 해야”

    출처:news.kbs.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5/11/24 09:26:54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등이 종묘 앞 고층 건물 재개발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세계유산 전문가들이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이하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어제(23일) 이사회를 거쳐 입장문을 내고 “공동 영향 평가와 국제 자문 절차의 공식 가동이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코모스는 “당사국, 즉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센터에 정식으로 상황을 통보하고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영향 평가를 수행할 것”을 제언했습니다.

    이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는 개발을 막는 제도가 아니라 ‘합리적 결정을 돕는 국제 표준 도구’”라며 “영향 평가의 목적은 개발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높이·배치·스카이라인·조망선 등 여러 시나리오를 비교 분석하여 보존과 개발이 양립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코모스는 또 “종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유산이며 도시 한복판에서 고층 개발과 세계유산 보호가 만나 충돌하는 전형적인 21세기 도시형 갈등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초고층 개발 계획, 경관 축의 잠재적 훼손, 관계 기관 간 조정 미흡으로 인해 세계유산센터와 여러 전문가가 우려를 표하는 게 사실”이라며 “유네스코의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당장 적용되는 절차가 아니지만 사전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옳으냐’보다 ‘국제 절차를 정상 가동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은 투명성과 절차 준수”라고 강조했습니다.

    2022년 유네스코와 자문 기구가 내놓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지침서’에는 “개발 행위로 인한 유산의 훼손을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개발 행위를 실행하기로 결정하기에 앞서 유산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침서에 따르면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10년 동안 200개 이상의 세계유산에 대한 영향 평가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코모스는 유네스코의 자문 기구로 현재 130여 개 나라에서 전문가 1만여 명이 활동 중이며, 세계유산 등재 심의와 보존 관리 및 평가 등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1999년 창립한 뒤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 분야를 자문하거나 연구하고 있습니다.